[기자의 팔도기행] 천년고찰 미황사에서 달마산, 두륜산, 주작산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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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팔도기행] 천년고찰 미황사에서 달마산, 두륜산, 주작산 찾아
  • 김서중 기자
  • 승인 2019.07.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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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민병조 전 회장과 차용수 사무총장
사진 = 민병조 전 회장과 차용수 사무총장 / 김서중 기자

[우먼포스트] 김서중 기자 = 땅끝 해남 동쪽에서 서쪽으로 기다랗게 버티고 앉아 있는 달마산. 능선길을 가운데 두고 천년고찰 미황사에서 달마산을 재경 강진군향우회 민병조 전 회장과 차용수 사무총장은 작년 청자축제에서 주작산 종주 산행을 하자는 약속을 최근에야 실행하게 됐다.

달마산, 두륜산, 주작산 완주를 목표로 차용수 사무총장이 준비했다. 민병조 회장과 차용수 사무총장은 수서역에서 SRT를 탔고 필자는 용산에서 KTX를 타고 목포역에 각자 도착했다. 

목포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해남으로 이동하여 다시 군내버스로 송지면으로 이동해 우래정 백반집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땅끝택시를 타고 도솔암 주차장까지 이동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황사에 들머리 산행을 계획했으나 택시기사가 도솔암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 코스를 바꾼 것이 화근이었다 달마고도(17.7km)를 목적으로 시작한 산행이 아닌 정상코스로 바뀐 것이다. 

산사로 오르는 길은 녹록지 않았고 산행을 늦게 시작한 탓에 도솔암 주차장에는 오전 11시 무렵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달마산은 명칭답지 않게 까칠한 바위 능선이 압권이며 덕룡산, 주작산, 두륜산, 대둔산의 꿈틀거리는 바위 능선이 도열하듯 늘어섰는데 마지막으로 뭉쳐지는 곳이다. 벌벌 기면서 오르면 아름다운 남해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이 좋은 산이기도 하다. 마치 공룡 등뼈를 보듯 울퉁불퉁 칼처럼 각진 돌들이 수없이 많이 무너져 내렸고, 그 위를 척추가 지탱하듯 암릉이 펼쳐졌다. 장마라 습도는 높고 햇볕이 얼마나 강한지 초록이 짙어진 계절에 초록이 바래 보이기까지 했다. 

금강 스님은 구도자의 심정으로 길을 닦는 데 참여하고 관리 감독했다고 한다. 길을 설계하고 공사하는 동안  매일 현장을 찾아 함께 땀을 흘리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했다는 그는 내게 사람이 걷는 길은 사람 손으로 만드는 게 정석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다. 

달마고도는 사람 손으로만 만든 길인 탓에 폭이 넓지 않다. 넓지 않은 길에 마주 오는 사람과는 소통과 양보를 알려주는 곳 소통과 양보. 기본을 달마고도는 체험이 아닌 경험으로 알려준다. 

지친 마음에 숫자 헤아리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양한마리, 양두마리, 수번을 세어도 미황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 후로도 얼마나 숫자를 더 센 후에야 깨우쳤다. 

땅끝마을로 유명한 해남에 있는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우고 최고 489m, 능선 길이 약 8km에 이르는 산인데, 산 아래서 보면 그 능선이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나 금강산의 만물상을 닮았고 기세에 눌린 아마추어 산객들은 겁을 먹고, 노련한 산꾼들은 언젠가 종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배낭을 내려놓고 문바위재 대밭골에 이르러 나는 배낭을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여기까지 왔다는 안도감보다 실망감이 앞서서였다. 

이 풍경을 보려고 오후 내내 걸어왔던가?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겨우 한사람 통과할 정도의 바위굴 다시 달마산 정상은 멀기만 하고 그곳에서 미황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변경하고 하산했다.

천천히 5시간 남짓 걸어 숲길로 들어섰던 미황사에 다다르고 지친 마음 뒤로하며 경내를 둘러봤다. 산행 내내 지쳐 점심도 생략한 터라 시장기가 발동하여 동백숲 아래에서 준비해온 떡과 찰밥을 맛나게 해결하다. 

다음날 두륜산 산행을 위해 대흥사 입구에서 머물기로 했다. 땀을 흘려 끈적거리는 몸뚱이를 숙소에서 씻고 나니 정신이 돌아왔다. 지독한 땀내 속에서도 몸을 닦고 시원해하는 서로를 보며 ‘세상 별것 아닌 것으로도 행복이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흥사 앞 식당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리며 달마산 정상을 다녀온 사람들이 바위가 너무 많아서 위험하다며 나무데크나 철제 사다리를 설치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날 피곤함을 뒤로 하고 서둘러 기상을 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밖을보니 비가 시작되고 있었다. 전날 달마산에서 심한 고생을해서 산행이 걱정스럽기만 했다. 

해남의 두륜산에는 대흥사로 향하는 길가에 싱그러운 숲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숲길과 계곡의 청량하고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있다. 

물소리길은 대흥사로 들어가는 매표소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길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아름다운 숲이 어우러져 걷는 발걸음 마다에 즐거움이 가득하며 편백나무의 향기를 온몸에 감싸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두륜산은 해발 주봉인 두륜봉을 중심으로 가련봉, 고계봉, 노승봉, 도솔봉, 혈망봉, 연화봉 등의 봉우리가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산행은 전남지역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폭우를 맞으며 대흥사를 돌아보고 대웅전에서 가파른 산길을 올라일지암에 도착했다. 폭우로 인해 일지암 툇마루 머물면서 두륜산을 넘나드는 구름보니 마음은 평온해지고 온 세상을 모두 내려놓은 기분이다.  

일지암은 무안에서 출생한 초의가 16세에 승려가 되었는데 수행과 더불어 차를 직접 재배하고 만들었으며, 차를 끓이고 마시는 예절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고 한다. 40년 동안 수행을 한 초의는 정약용으로부터 유학과 시문을 배우고, 해동 제일의 명필 추사 김정희와도 친교를 나누었고 ‘다신전’을 집필했다. 

이처럼 남도의 차 문화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두륜산 대흥사 일원은 빼어난 자연 경관과 문화적 의미 등이 인정돼 1975년에 명승 제4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1998년에 사적 및 명승 제9호로 다시 지정되어 명승에서 삭제되었다가 2009년에 또다시 명승 제66호로 재분류된 자연유산이다. 

호우경보 발령으로 더 이상 산행이 어려워 두륜산과 주작산은 다음을 기약하고 하산했다. 대흥사 입구 유선여관에서 녹두전에 해남 삼산막걸리를 마시고 대흥사입구까지 걸어내려와 이번 모든 산행을 마무리하고 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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