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대하는 우리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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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대하는 우리사회
  • 최정범 기자
  • 승인 2019.11.09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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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우먼포스트] 최정범 기자 = 오늘(29일) 오전 11시 기준 관객 수 126만 2900명을 기록한 '82년생 김지영'가 흥행과 함께 SNS와 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미 영화는 개봉 첫날(23일) 박스오피스 1위(13만8968명)를 기록하며 입지를 굳혔다.

모 신문사에서 밝힌 글에 따르면 이틀간 누적 관객수 29만1155명,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율 집계(25일 오전) 압도적 1위(45.4%), 여기에 원작 소설 판매량도 늘어 120만부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여기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흥행에서 멈추지 않고 개봉전부터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를 김지영의 옹호자와 반대론자로 나누었다. 원작이 페미니즘을 옹호한다는 식의 악성댓글로 몸살을 앓았고, 개봉 전부터 벌어진 '별점 테러’에 관련된 소식과 영화 개봉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의 '영화 속 김지영'과 '현실의 82년 생 김지영들'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영화 한 편으로 극명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편을 나누고 과하고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이렇게 양분론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영화 김지영은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것을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서구 선진국처럼 충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기회도 없었다. 굳건한 유교와 쇄국정책으로 우물안개구리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외세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되었고, 어렵게 독립을 하고 나니 이번엔 폐허가 될 만큼 갑작스런 대 전쟁을 치뤘다. 우리의 상황이나 생각은 단 한 순간도 고려되지 않고 두 동강이로 잘린 나라의 국민으로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폐허 더미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을 치루며 초고속 성장속에 너무도 일찍 샴페인을 터트렸다. 아직 누려보지도 못했는데 IMF가 덮쳤고 세상에서 보고도 믿지 못할 국민들의 '금모으기 운동'과 잠시 내려놓았던 허리띠를 다시 졸라맸다. 그 다음은 시대의 속도가 LTE급으로 흘러갔다. 도무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가늠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2019년 우리 사회에는 전쟁세대와 군부혁명세대, 초고속 성장시대를 살던 세대와 독재 타도를 외치던 운동권 그리고 빛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IT 글로벌 시대에 적응된 세대까지 하나의 시간대, 대한민국이라는 한 공간에 이 모든 세대가 공존한다. 과연 전 세계를 걸쳐 우리 사회보다 더 버라이어티하게 섞여 있는 나라가 있을까?

한 시대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대적 경험이 다른 하나의 종족(단군의 자손)이 하나의 공간에 살고 있으니 미치지 않고 이렇게 잘 살아가는 그 자체가 기적 아닌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듯 뭐든 해낼 수 있는 우리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야 말로 한 박자 여유를 갖을 바로 그 때다. 감히 상상도 못할 일들을 해낸 증거를 모두 한 시대에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급할 필요가 없다. 브레이크를 잡으라는게 아니고 속도를 늦추자는 이야기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지 않는가? 속도를 줄이기에 최적의 시점이다.

82년생 김지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논쟁거리가 아니다. 그러니 잠시 그 모습과 마주하자. 영화와 현실에서의 호흡 조절을 하고 한 템포 박자를 늦추면 맞서서 대립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 사회는 모든 현상을 마치 조건 반사처럼 바로 반응하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이미지 = 영화 82년생 김지영

어제(28일) 방송된 tvN 교양프로그램 ‘김현정의 쎈터:뷰’에 출현한 김준일 기자는 “영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최하점을 주며 평점을 낮추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실제 관람객 평점은 9.53점이다. 공감을 못하는게 아니라 공감한 부분에 대한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서였음을 수치가 말해준다.

수많은 입방아 속에서도 정유미, 공유가 호흡을 맞춘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다. 내 감정의 끓는 시간을 조절하는 콘트롤 키 하나 정도 만들며 영화를 관망해보자.

이 시대 우리 모두가 어느 부분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일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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