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 지정이 가지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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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 지정이 가지는 의미
  • 최정범 기자
  • 승인 2019.11.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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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여성인권선언문 발표된 날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라 제38조제2항으로 신설
여성인권선언이 100년 더 빨랐던 프랑스, 2019년 전세계 완전평등 국가로 인정

[우먼포스트] 최정범 기자 = 시월의 마지막 날(31일) 매년 9월 1일을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로 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 개정 내용은 신설된 제38조제2항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 발표된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9월 1일을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로 한다는 내용이다.

‘여권통문(女權通文)’의 원래 명칭은 여학교설시통문, 여학교통문으로 121년 전인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서 이소사, 김소사의 이름으로 선언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다. 여성의 근대적 권리인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여권통문은 근대적 여성운동의 역사적 기원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의 내용이 담긴 여권통문(女權通文)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성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교육권)
    - 교육은 남녀평등의식을 고양시키고 교육을 통해서 여성은 정치참여 의식, 직업의 기회를 가진다.
  ■ 둘째, 여성도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다 (직업권)
    - 경제활동은 여성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독립된 인격 확립의 시작이다.
  ■ 셋째, 여성도 문명개화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참정권)
    -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여성들도 개화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이미지=왼쪽부터 ‘여권통문’ 전문을 실은 ‘황성신문’ 보도(1898. 9. 8.), ‘여권통문’ 현대문 번역 / 여성가족부
이미지=왼쪽부터 ‘여권통문’ 전문을 실은 ‘황성신문’ 보도(1898. 9. 8.), ‘여권통문’ 현대문 번역 / 여성가족부

'사람답게 살기 위해 여성들이 다닐 수 있는 여학교를 세워달라(여권통문)'며 북촌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였던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상기하면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여론에 호소하기 위해 1989년 9월 8일에 '황성신문', 다음날인 9일은 '독립신문'에 이름없는 '이 소사' '김 소사'의 명의로 이 '여권통문'을 발표했다. 소사(召史)는 당시 기혼여성을 일컫는 말로 여성이 홀대받던 조선시대에 그들의 용기가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짐작게 한다. 이어 자신들의 목소리가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게 국내 최초의 여성단체(찬양회)를 조직해 고종황제에게 관립 여학교 설립을 요청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녀들은 멈추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지원금을 내서 최초의 민간사립 여학교인 '순성여학교를 설립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은 세계여성의 날이 촉발된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1908년) 보다도 10년이나 앞선 역사적인 날이다.

사진=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 30일(금) 오후 신한은행 백년관에서 열린 '여권통문 기념 표석 제막식'에 참석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표석을 공개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사진=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8월 30일(금) 오후 신한은행 백년관에서 열린 '여권통문 기념 표석 제막식'에 참석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표석을 공개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8월 30일 여성가족부는 중구 신한은행 백년관 마당에 여권통문(女權通文)을 기념하는 표석을 세웠다. 현 신한은행 백년관 앞이 당시 '홍문섯골 사립학교' 자리로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와 최초의 민간사립여학교인 '순성여학교'가 설립될 때 이를 결의한 장소다.

19세기 말 우리사회 여성들이 전통적 여성관에서 벗어나 여성의 근대적 권리를 주체적으로 자각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여권통문’을 통해 이 시대 여성들의 나가야 할 길과 또 우리 사회가 여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미지 = 하단 왼쪽부터 단두대에서는 올랭프 드 구즈 / 페미위키
이미지 = 하단 왼쪽 단두대에 오른 올랭프 드 구즈 / 페미위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보다 100년이 앞섰던 여성인권선언의 어머니, 프랑스의 올랭프 드 구즈의 ‘여성과 여성시민의 인권선언'도 당시 프랑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어려운 숙제였다. 올랭프 드 구즈가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은 사실이 말해준다. 그러나 2019년 프랑스는 남성과 여성이 완전한 동등함을 보장받는 나라로 꼽혔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여성, 비즈니스 그리고 법'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완전한 동등함"을 보장하는 나라는 187개국 중 단 6개 국가로 덴마크,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벨기에, 스웨덴, 프랑스를 선정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년간 경제적, 법적 불평등을 포함해 이동의 자유, 출산, 가정 폭력, 자산 관리권 등 각국의 사법제도를 분석한 결과라고 밝혔다. 

세계은행(世界銀行, World Bank)은 1944년 7월 브레튼 우즈 협정에 기초하여 1946년 8월에 발족한 국제금융기관으로 개발도상국에 대부금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이 같은 결론을 통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모든 국민이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할 공통의 숙제이며 염원이 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준다.

9월 1일,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 지정이 가지는 의미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같은 지향점을 가지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기 내용은 여성가족부에서 배포한 1898년 9월 8일 황성신문에 보도된 ‘여권통문’ 전문의 현대문 번역본입니다. 우먼포스트는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 지정'을 기념하며 한번은 꼭 읽어주심을 바라며 올립니다. 원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한 점을 고려해 저희도 번역본을 폰트스타일만 변경해서 올립니다. 문단나누기가 되어 있지 않아 보기에 어려움이 있으나, 121년 전 그날을 기억하며 기꺼이 이 불편함을 이겨내 주시기 바랍니다. [우먼포스트 편집자주]

대저 물이 극도에 다다르면 반드시 변화하고 법이 극도에 다다르면 반드시 갖춤은 고금에 떳떳한 이치라 아 동방 삼천리 강토와 열성조 오백여년 기업으로 승평 일월에 취포 무사하더니 우리 성상 폐하의 외외 탕탕하신 덕업으로 임어하신 후에 국운이 더욱 성왕하여 이미 대황제 위에 어하옵시고 문명 개화할 정치로 만기를 총찰하시니 이제 우리 이천만 동포 형제가 성의를 효순하여 전일해태한 행습은 영영 버리고 각각 개명한 신식을 준행할새 사사이취서되어 일신 우일신 함을 사람마다 힘쓸 것이어늘 어찌하여 일향 귀먹고 눈먼 병신 모양으로 구습에만 빠져 있나뇨. 이것이 한심한 일이로다 혹자 이목구비와 사지오관 육체가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 모양으로 사나이가 벌어 주는 것만 앉아 먹고 평생을 심규에 처하여 남의 절제만 받으리오. 이왕에 우리보다 먼저 문명 개화한 나라들을 보면 남녀가 동등권이 있는지라 어려서부터 각각 학교에 다니며 각종 학문을 다 배워 이목을 넓혀 창성한 후에 사나이와 부부지의를 맺어 평생을 살더라도 그 사나이에게 일호도 압제를 받지 아니하고 후대함을 받음은 다름 아니라 그 학문과 지식이 사나이와 못지아니한 고로 권리도 일반이니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리오. 슬프도다 전일을 생각하면 사나이가 위력으로 여편네를 압제하려고 한갓 옛글을 빙자하여 말하되 여자는 안에 있어 밖을 말하지 말며 술과 밥을 지음이 마땅하다 하는지라 어찌하여 사지육체가 사나이와 일반이 어늘 이 같은 압제를 받아 세상형편을 알지 못하고 죽은 사람 모양이 되리오. 이제는 옛 풍규를 전폐하고 개명 진보하여 우리나라도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고 각각 여아들을 보내어 각항 재주를 배워 일후에 여중군자들이 되게 하올차로 방장 여학교를 창설하오니 유지하신 우리 동포 형제 여러여중 영웅호걸님네들은 각각 분발지심을 내어 귀한 여아들을 우리 여학교에 들여 보내시라 하시거든 곧 착명하시기를 바라나이다.  구월일일 여학교통문 발기인 리소사 김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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