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이와 눈높이 맞춘 글쓰기 연습, ‘자기소개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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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이와 눈높이 맞춘 글쓰기 연습, ‘자기소개서 편’
  • 최정범 기자
  • 승인 2020.06.1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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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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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포스트] 최정범 기자 = 치열한 ‘자기 PR시대’에 살고 있는 전 세계는 SNS와 유튜브 방송 등으로 끊임없이 스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유튜버, 인플루언서가 꿈이라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도 이제 낯설지 않다.

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에게 자기소개서를 권하면 평상시 연예인 못지않게 입담 좋은 아이도 자기소개서 앞에서 그야말로 ‘멘붕’이다. 그 순간 엄마들은 독서방법과 논술을 익히는 학원으로 아이를 내몬다.

한때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은 영재학습반 신청서를 내거나, 예비 중학생들의 국제중학교 입학 준비와 중학생들의 특목고 준비 때 그 중요도가 높았다. 그래서 어느 사이인가 엄마들 사이에서 ‘글쓰기 , 논술 학원’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인생에서 ‘자기소개서’는 비단 학창시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학창시절을 마치고 입사를 할 때, 새로운 사회에 들어갈 때, 매일 부딪히는 새로운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늘 '자기소개'와 마주한다. 그 때마다 자기소개의 정답을 찾기 위해 공부 한다면 그것은 ‘자기소개’가 아닌 ‘자기수련‘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을 소개하는 일'이 이렇게 ‘학습과 공부’가 되어 버린 지금, 기본적인 원리를 배우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그저 말 잘하는 아이로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성장하고 있다.

만약 아이가 ‘자기소개서’ 앞에서 멍 때리기를 하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면, 당신은 지금 인터넷 검색창과 남들이 추천하는 책, 독서학원이나 논술 학원을 알아보는 일 따위에 현혹되지 말고 아이와 함께 ‘아이가 자신을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하는 방법 : ‘What(무엇)’과 ‘Why(왜)’ 찾기

'자기소개서'는 이력서나 경력 증명서는 아니지만, 읽어줄 상대가 있다는 것을 가정으로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What(무엇)’과 ‘Why(왜)’가 구체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소개서는 ‘나’의 ‘What(무엇)’을 작성하는 것이며, 내가 자기소개서를 ‘Why(왜)’ 쓰는지 확실한 이유가 필요한 글이다.  

그럼에도 글을 쓸 때 먼저 ‘Why(왜) 쓰는지'를 정립하고, 그에 맞춰 ‘What(무엇)’을 풀어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자기소개서를 읽을 상대가 누구인지, '나'의 ‘What(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하면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유, ‘Why(왜)’를 찾을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일대기를 모두 담는 것이 자기소개서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가입, 공모 등 선정되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글 전반적인 부분에서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 혹은 기관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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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의 글감이자 소재인 ‘나’의 ‘What(무엇)’은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앞서 말한 ‘아이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을 말한다. 

‘아이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아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눈을 맞추고 하나씩 스무고개를 넘듯 아이가 자신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자신이 몇 살이고, 어떤 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엄마 아빠는 누구인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은 누가 있는지와 같은 객관적인 사실부터 시작해보자.

그런 다음 아이가 작년에 가장 하고 싶었던 것, 또 그 한 해 전 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점점 범위를 넓혀 대화를 하다 보면 엄마가 기억하는 아이와 아이가 기억하는 자신의 모습이 다른 경우를 마주한다.

이럴 때 “00는 그랬구나, 엄마는 000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00하고 얘기 많이 해야 겠구나”라며 아이의 기억을 존중해 주면 아이는 기죽지 않고 생각의 틀을 넓힌다.

이렇게 아이가 자신과 마주하면서 스스로 자기소개서의 소재를 찾도록 도와 주는 것이 자기소개서 뿐 아니라 모든 글의 시작이다.

엄마와 함께 찾은 자신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특정 기억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방법, 변화무쌍하게 아이의 관심사 혹은 꿈이 바뀌었다면 "00살 때 0000 때문에(000 사건으로) 000가 되고 싶었다. 지금의 꿈은 000고 000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그래서 미래에 000가 되고 싶다"와 같이 특정 소재를 구체적으로 쓰는 것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글이다.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자기 소개를 하기도 하고, 자기가 자란 동네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자기소개를 하기도 한다. 독창적인 소개서의 예이다.

이렇게 자신이 경험한 것을 소재로 쓰거나 책, 영화 등에서 얻은 감동, 가족 혹은 친구들과의 여행이나 겪었던 일들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것이 자기소개서의 소중한 글감이 된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소개를 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이고 이 소개서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이해시키는 것이 자기소개라는 사실을 아이가 이해하는 과정이 자기소개서 작성의 과정이다. 

자기소개서가 어려운 것은 형식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 잘쓰는 아이'는 '글을 많이 읽는 아이'와 동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리지 않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 무더기 사이에서 글이 될 소재를 찾아내고 표현해 나가는 과정이 없다면 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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