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자 보호 트렌드, 강력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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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자 보호 트렌드, 강력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가세
  • 최정범 기자
  • 승인 2021.03.3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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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및 정보기술 불법 활용한 소비자 권익 침해 집중 조명
‘개인정보보호법’ 입법 가속화 및 온라인 시장규제 강화 전망

[우먼포스트] 최정범 기자 =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지난 29일 중국의 소비자 보호 트랜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개인정보 및 정보기술 불법 활용한 소비자 권익 침해를 집중 조명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입법 가속화 및 온라인 시장규제 강화 전망이 주요 골자다.

먼저 중국에서 지난 15일 오후 8시 CCTV-2(경제채널)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를 통해 소비자 보호 트랜드를 분석했다.

중국 정부와 중앙방송국(CCTV)가 공동 주관인 ‘3.15 완후이’는 1991년부터 매년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 중국 소비자 관점에서 기업을 고발해 왔다. 작년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4개월 연기됐으나 올해는 예년대로 ‘소비자의 날’ 당일 방송했다.

▶2021년 고발사례

2021년 3.15 완후이는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 불법 수집, 채용정보 사이트 구직자 개인정보 불법 매매, 포털사이트 허위·과장 의료광고 송출, 서우러우징(瘦肉精: 클렌부테롤) 첨가된 사료 먹인 양고기, 자동차 품질안전 및 A/S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미국 콜러(KOHLER), 독일 BMW, 이탈리아 막스마라(Max Mara), 미국 포드, 일본 인피니티(닛산) 등 외자기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사진=콜러, BMW 매장에 달린 안면인식 카메라/CCTV
사진=콜러, BMW 매장에 달린 안면인식 카메라/CCTV

이번 3.15 완후이에서 특히 중국 개인정보 보호 미비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 점을 주목해야 한다. 당일 방송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개인정보 불법 수집 문제가 첫 번째 사례였다. 욕실용품 브랜드 콜러, BMW 자동차, 막스마라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제품 문제가 아닌 개인정보 불법 수집 문제로 적발됐다. 중국내 매장에 안면인식 기능 탑재한 카메라를 설치해 방문 고객의 얼굴 정보를 불법 수집했으며 고객 재방문 비율 등을 파악했다. CCTV는 “안면인식 정보는 개인의 생체 식별정보로 마땅히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지=구직자 이력서 불법 매매하는 구인구직 정보 사이트/CCTV
이미지=구직자 이력서 불법 매매하는 구인구직 정보 사이트/CCTV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지 못하는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레핀망(猎聘网), 즈롄자오핀(智联招聘), 첸청우유(前程无忧) 등 중국 대표 채용정보 사이트들이 구직자 이력서를 불법 매매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들 사이트에 기업회원으로 등록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구직자 개인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구직자 정보를 불법 매매,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폭로했다.

이미지=구직자 이력서 불법 매매하는 구인구직 정보 사이트/CCTV
이미지=구직자 이력서 불법 매매하는 구인구직 정보 사이트/CCTV

완후이는 스마트폰 메모리 정리 등 청소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장해 개인 정보를 탈취하는 문제도 다뤘다. 메모리 정리 등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들이 다운하도록 유도한 후 사용자의 정보를 탈취하고 스마트폰에 소프트웨어 자동 설치 등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 허위광고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360검색(360搜索)가 중국 인터넷 검색 엔진을 악용한 의약품 허위·과장 광고를 내보낸 게 문제가 됐다. 알리바바의 UC 브라우저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CCTV는 UC 브라우저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고 비판했다. UC 브라우저에 다이어트, 혈당 조절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허위 광고를 내보낸다고 지적했다.

식품 안전, 자동차 결함 등 단골 소재도 올해 대표 사례로 다뤄졌다. 미국 대표 완성차기업 포드와 일본 닛산차 산하 브랜드 인피니티의 일부 변속기 결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포드는 변속기에 하자가 발견됐지만 소비자에 유상 A/S를 제시했고 인피니티 역시 변속기에 문제가 생겼지만 차주와의 불평등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났다. 

허베이성 모 기업의 성장촉진제인 서우러우징(瘦肉精: 클렌부테롤)을 첨가한 사료 먹인 양고기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소비자 보호 트렌드

이미지=315.cctv 웹사이트 갈무리
이미지=315.cctv 웹사이트 갈무리

중국은 소비자 보호에 있어 상품보다 개인정보 및 정보기술 불법 활용 문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기존 3.15 완후이는 주로 ‘위생’, ‘안전’, ‘품질’, ‘중국-해외 소비자 차별’ 등을 폭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개인정보 보호 미비’, ‘온라인 시장질서 혼란’, ‘허위 광고’ 등에 초점을 맞춘다.

▶정부의 관리규제 강화 조치, 이러한 추세 반영

3.15 완후이에서 전파를 탄 문제점들은 사회적 핫이슈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당국의 관리규제 대상이 됐다. 올해 3.15 완후이 직후 시장감독관리부처, 인력자원·사회보장국, 사이버 규제 당국, 검찰기관 등이 관련 기업 조사에 착수하고 관리강화에 나섰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강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미지=3.15 완후이 직후 당국의 관리규제 강화 동향/KOTRA 베이징무역관
이미지=3.15 완후이 직후 당국의 관리규제 강화 동향/KOTRA 베이징무역관

현지 바이어와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자의 권리의식 강화도 소비자 보호 트렌드 변화를 가속화했다고 분석한다. 스마트폰 보급과 SNS 활용도 향상과 더불어 수시로 소비자 고발 신고가 가능해졌다.

최근 중국 소비시장의 주력군으로 부상 중인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 주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들은 권익 수호 성향이 강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들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콘텐츠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영유아 분유, 마스크 등 민생 관련 제품의 안전문제는 즉각 핫이슈로 떠오른다.

중국 대표 B2C 플랫폼 징둥닷컴의 관계자는 “정부의 소비자 보호체계 구축, 관련 입법 가속화, 시장관리부처의 품질 안전 점검 상시화에 따라 플랫폼, 기업들도 소비자 불만 관리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역대 3.15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 적발된 외자기업 사례(2016~2021)/KOTRA 베이징무역관
이미지=역대 3.15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 적발된 외자기업 사례(2017~2021)/KOTRA 베이징무역관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최근 중국 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더불어 개인정보보호, 온라인 시장질서 확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정부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로, 작년 10월, 중국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법’ 초안을 발표하고 한 달간 의견 수렴하는 등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초안은 개인정보 수집·이용 규범화, 불법유통 및 침해에 대한 보호 등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업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의 대응이 필요하며, 중국공안부 제1연구소 딩양(丁楊)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최근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 강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개인정보보호법’ 및 데이터 해외 이전 관련 법규가 전인대 상무위(=중국의 입법기관)에서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소비자 보호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체계적인 대응전략 검토가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양회에서 올해도 소비진작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SNS, O2O 체험형 소비 등 신소비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공정한 소비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3.15 완후이와 별개로 시장감독관리총국과 각 지방정부의 시장관리부처의 관리규제 상시화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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